산악회 1주년, 청계산에 오르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산악회가 벌써 1주년을 맞이했다.
오늘은 1주년 기념 행사로 다함께 청계산에 올랐다. 청계산은 초보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서울에서 인기 좋은 산이다.

산이 좋아 다른 산악회에서 들어갔던 적이 잠시 있었는데, 산행 보다는 뒤풀이 위주고(뒤풀이 참석 강요 & 술을 안마시는데도 술값을 1/n 해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김) 위험한 음주 산행도 서슴지 않아 실망했던 적이 있었다.
산 위주로 이야기를 나누고, 산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임을 찾는게 생각보다 어려워 2021년 8월에 내가 직접 산악회를 만들게 됐다.. !

방 운영을 효율적이고 나름 클린하게 하기 위해 모두가 지켜야 하는 규칙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방의 룰을 존중해줬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분명 있었다. 사람 간에 편가르기를 주도하고, 뒤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배려 없는 사람들도 있더라.
시간이 지나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그들은 방을 떠났다. 지금은 산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나와 방향성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가고 있다.

그리하여 어찌어찌 드디어 산악회 1주년을 맞이했다 ㅜ.ㅜ
산악회 가입 멤버 50% 이상이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오늘을 위해 제주도에서, 충청북도 오송에서 오신 분들도 계셨다. 너무 감동적이고 고마운 일이다.

아침 9시 청계산입구역 원터골입구 K2 매장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았고 하늘도 예뻤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산타기 딱 좋은 날이었다.
덕분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청계산으로 모였다.
입구에서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스타크래프트 저글링처럼 사람들이 떼거지로 모여들더라 ㅋ
역시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 청계산이다.

• 등린이 청계산 등산코스 : 청계산입구역 - 원터골입구 - 옥녀봉 - 매봉 - 진달래능선 - 원터골입구 - 청계산입구역
• 등산 시간 : 3시간 (초보 기준)

1주년 기념인 만큼 플로깅도 하시는 회원님도 계시고~
(쓰레기봉투는 NO PLASTIC 분해성 비닐이지만 집게는 일회용 비닐 봉지에 담아옴..ㅋ.ㅋ)

일부 운영진분들은 회원들이 산행하는동안, 1주년 기념 손수건을 가내수공업으로 포장했다.

1년동안 산악회를 운영하면서,
산 위주로만 모임을 했지 이렇게 대대적으로 뒷풀이를 오래하는건 처음이었다.
청계산 산행이 끝나고 식당으로 모이자마자 다들 삼겹살을 흡입했다.
산행만할 때는 몰랐는데, 다들 술도 좋아하시고 잘도 드신다. 역시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오늘 뒤풀이 장소인 청계산입구역 맛집 소백관
https://place.map.kakao.com/1515973050

소백관

인원이 20명이나 되니 2층 안쪽으로 자리를 예약을 잡아주셨다.
생긴지 얼마 안됐는지 내부는 깔끔하고 삼겹살도 굉장히 맛있었다. 특히 김치를 구워서 싸먹으면 최고로 맛있다.

다들 한명씩 돌아가며 간단히 소개하는 자리도 가지고 재미있게 산행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언제 불수사도북 같이 하자~
조만간 지리산 화대종주도 해야하지 않겠냐~ 등등 ㅎㅎ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산" 이란 타이틀로 만난것도 소중한 인연같다.
결국 산이라는건 어느산을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과 가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럼 다음 산행은 어디로 갈까?